book caf`e/시작노트

[스크랩] [백순금] 쪽염색을 하며

헤즐럿 향기 2017. 3. 15. 16:23


쪽염색을 하며


백순금




이슬 받아 튼실한 쪽 정갈하게 베는 날

햇빛과 바람에 합장하는 두 손으로

한소끔

우러나기를 간절하게 비는데


정갈히 삭힌 세포 청빛 하늘 퍼오느라

봄부터 뛰고 달린 내 몸의 멍자국들

쟁여둔

시간 포개며 푸른 잇몸 드러낸다


하얀 천 손질하여 쪽통에 담근다

농익어 시큰한 물빛 언덕을 넘어온다

올올이

펼쳐보았다

하늘빛이 고웁다






―『오늘의시조』(2017, 제11호)

출처 : 시하늘
글쓴이 : 이명숙 원글보기
메모 :